Vinotion

자글자글 피어나는 요조숙녀 같은 얌전한 탄산감. 우아한 과실향과 꽃향. 같은 샴페인의 95빈 느낌과 비교하면 조금 더 산도가 살아있고, 시트러스한 느낌이 드는데, 크룩이 얌전한 척 내숭떠는 느낌? 나쁜 느낌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드브노쥬는 올빈이 더 좋은 것 같다.

드브노쥬 샴페인 하우스의 샴페인들은 올빈 샴페인이 보여줘야 하는 약간의 교과서 같은 느낌의 샴페인같다. 샤도네이가 들어간 와인의 산화향을 참 좋아하는데, 95빈임에도 불구하고 산화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는다. 고소한 견과류 느낌이 뭔지를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샴페인 하우스다. 물론 올빈밖에 안마셔봐서 영빈의 느낌은 모른다. 굉장히 우아하고 섬세한 샴페인으로 내가 왕이 되어 내 앞에서 잘 보이려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뿜어내지만, 스스로 드러내며 뽐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우아함. 보통 데일리 샴페인들은 병이 화려하거나 이쁘면 맛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샴페인은 병의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맛과 향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샴페인 같다. 와인을 드시지도 않는 아버지가 루이15세만 보고 탐을 내시는데, 마지막 보틀은 생신날 함께 하는 걸로. 어른들에게는 루이15세 라는 글자가 주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