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가장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맛은 괜찮은데 향이 조금 거북한 레드와인이 있습니다. 와인을 조금 오래 마신 친구가 샴페인도 아닌데, 칠링을 시작합니다. 마술처럼 거북한 향이 사라지면서 와인에 신선함까지 더해진 기분입니다.
화이트 와인을 마셨던 기억입니다. 보르도블랑을 마시는데 향이 조금 아쉽습니다. 와인을 조금 오래 마신 친구가 칠링을 멈추고 온도를 높이기 시작합니다. 차갑게 먹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화이트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갑자기 꽃향을 보여줍니다. 신기합니다.
이렇듯 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과 나의 컨디션입니다.
좋은 음식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겼을 때 가장 맛이 좋습니다. 또 나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그날 맛있는 종류가 달라집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최애 음식인 새우살을 먹습니다. 등심에서 손가락만큼 있는 새우살은 자녀와 함께해도 내가 먹고 싶은 최애 부위입니다.
하지만 새우살을 먹는 자리에서 업무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업무이야기의 주제는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역대급으로 망한 프로젝트의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일 이야기 그만하고 소고기에 집중하자고 하고 싶지만 상대는 내가 말을 끊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새우살을 포기할 수 없어서 한입 먹었지만, 맛이 느껴지지 않고 12시간만에 처음 먹는 밥인데 입맛까지 사라집니다. 40년 동안 최애 음식이던 새우살은 이제부터 가까이 하고싶지 않은 음식 1위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샤또마고 1990빈티지라도 내가 불편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면 맛과 향이 좋을 수 없습니다.
비가 오는 날입니다. 우산을 챙기지 않아 비를 맞았더니 몸이 으슬으슬 떨립니다. 때마침 너무나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제주도산 갈치회가 산지직송으로 올라와서 차디찬 얼음침대위에 누워 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인지 먹고 싶다는 생각보다 눕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때 본능적으로 동공이 김이 모락모락나는 컵라면을 발견합니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국물을 들이킵니다. 천상의 맛입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종이컵에 마시는 3달러 짜리 와인이 인생와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제 궁금해 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냥 좋은 사람들과 좋은 기분으로 마시라는 말인가?
그 말 하려고 이글을 쓴 것인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철저히 과학적이지 않고 경험에 근거한 몇 가지 방법을 와인 초보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1.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먹으러 갔다면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는 곳이 소믈리에가 있는 곳이라면 업장의 소믈리에에게 추천 받는 방법은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업장의 소믈리에는 자신의 업장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믈리에가 없는 곳에 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도의 품종에 대해서 많이 공부해 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같은 품종일지라도 재배된 지역과 양조한 사람의 역량에 따라 스타일이 많이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품종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치를 예로 들면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한 일반적인 김치는 기본적으로 맵고, 육수를 베이스로 한 동치미는 기본적으로 시원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김치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백김치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는 개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품종에 대한 공부를 해두면 내가 먹을 요리와 어울리는 내가 좋아할만한 와인을 고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바로 구매한 와인보다는 내가 보관하던 와인을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신기합니다.
비행기를 탄 와인은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과학적 논쟁이 끈임없이 일어나는 말입니다. 하지만 매우 과학적이지 않은 경험에 의하면 비행기여행을 막 마친 와인을 마시고 맛있다고 느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와인을 구매할 때 와인의 보관상태를 따지는 것도 와인의 컨디션을 추측하려는 것입니다.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회를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낚시로 잡은 생선인지, 그물로 잡은 생선인지도 따지게 됩니다. 생선이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에 따라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와인이 비행기 막 타고 와서 힘든 컨디션과 좋은 잠자리에서 편안하게 쉬던 컨디션 중 어떤 컨디션이 좋을 까요?
바로 구매한 와인은 어저께 비행을 마치고 온 와인인지 어떻게 지내던 와인인지 구매한 사람이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보관 중이던 와인은 당연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로 잘 지내던 와인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와인을 마실 때는 바로 구매한 와인 보다는 내가 보관 중이던 와인을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와인을 미리 구매하는 습관을 들여봅시다.
3. 와인과 요리 중에 메인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을 메인으로 두었는데, 와인을 압도하는 향과 간이 있는 음식과 함께 한다면 와인을 느끼기 힘들고, 반대로 요리를 메인으로 두었는데 요리를 압도하는 맛과 향을 지닌 와인과 함께 한다면 요리가 묻히기 때문입니다.
4. 와인을 잘 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와인을 딸 때 코르크가 부서지는 경험은 대부분 있을 것입니다. 코르크가 그냥 반으로 잘라지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산산 조각 났을 때, 코르크가루가 와인에 섞이게 되면 일단 기분이 나빠집니다. 기분이 나쁜데 와인이 맛이 있을 수가 없겠죠?
그렇다면 코르크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아소오프너를 사용한다면 괜찮을까요?
코르크가 약해진 올드빈티지가 아니라 코르크가 짱짱한 영빈티지의 와인에 아소를 사용하면 코르크가 압축되지 않고 짱짱하게 버티기 때문에 아소오프너에 의해 유리가 갈리게 됩니다. 와인에 유리가루를 타 먹으면 당연히 좋을 리가 없겠죠? 그렇다면 일반 오프너를 사용해야 될지 아소를 사용해야 될지 아리송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람마다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일반적인 스크류를 사용합니다. 스크류 오프너를 사용하다가 중간에 코르크가 부서지면 다시 스크류를 끝까지 돌려 넣은 후 병 입구에 기대서 지렛대 원리로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크류에 박힌 코르크 조각을 병의 한쪽면에 기대서 천천히 힘으로 들어올립니다. 매우 조심히… 코르크가 부서질 정도로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힘을 줘서 빠르게 빼내면 산산조각 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많이 해봐야 힘조절 하는데 유리하겠죠? 그래서 와인을 잘 따는 연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5. 제일 처음 언급한 온도 조절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으면 향이 잠기고, 온도가 높으면 향이 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와인의 향이 항상 좋은 향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시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최적의 온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공간은 와인초보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와인을 어느정도 드신 분들은 당연한 내용이지만 온도 이야기에서 주의할 점 중 한가지는 한국 사람이 자주 먹는 고깃집에 갔을 때 와인을 불 근처에 두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지만, 와인을 콜키지 한 뒤 아무 생각 없이 불 옆에 와인을 두고 마시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와인은 잔 모양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잔 선택이 중요합니다. 잔 이야기는 따로 단독 주제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잔 모양에 따라 향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맛은 왜 달라질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사람은 맛을 느낄 때 향이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쓴 한약을 먹을 때 코잡고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죠. 와인을 코잡고 마시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향을 변하게 하는 잔 모양은 맛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와인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정도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 또한 와인 생활에 즐거움을 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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