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등급 이해하기

  • 비노션
  • 23-11-15 17:03

부르고뉴 와인을 마시다 보면 접하게 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랑크뤼(Grand Cru),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빌라주(Village), 레지오날(Regionale)

우리나라 말이 아니니 한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럼 우리에게 친숙한 김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김치를 만들때 없어서는 안될 고춧가루는 다들 아실겁니다. 고춧가루의 재료가 되는 고추. 매콤함의 대명사 청양고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청양고추로 만든 고춧가루 입니다.

레지오날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가요?

말 그대로 청양고추로 만든 고춧가루입니다.

청양군 어디서나 재배해도 청양고추죠. 레지오날은 그냥 부르고뉴에서 재배된 포도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빌라주는 어떻게 될까요? 같은 청양군이라도 강을 끼고 있느냐, 아니면 어떤 흙이 많이 있느냐 등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지겠죠?

바로 청양군 메콤리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빌라주 등급은 뉘생조르주다, 본로마네다, 지브리샹베르탱이다, 등의 마을 이름이 들어가죠.

그렇다면 이제 추측이 가능해 집니다. 프리미에 크뤼는 빌라주 중에서 땅이 더 좋기로 유명한 곳이겠죠.

청양군 메콤리 중에서도 몇리냐 까지 세분화 되어 들어갑니다. 청양군 메콤 1리가 되겠죠.

와인을 보다 보면 Vosne-Romanee 뒤에 Aux Brulees, Clos des Reas, Les Chaumes, Les Suchots 등이 붙은 와인을 보셨을 겁니다. 바로 이 와인들이 프리미에크뤼 와인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랑크뤼는 어떻게 될까요?

지역상으로는 청양군 메콤2리에 있지만, 이 땅은 토질이 너무 좋아서 나라에서 최고의 땅으로 지정한 국보급 땅입니다.

나라에서 최고로 지정했으니, 청양은 청양이지만 더이상 청양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을 부를 때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 서울 중구 남대문 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동대문, 남대문 이라고 부르죠?

이런식으로 와인을 봤을때 지역이 써있지 않고 그냥 La Romanee, La Tache, Richebourg, Romanee-Conti 같은 이름만 써있는 와인을 본적이 있을 겁니다.

이 와인들이 바로 그랑크뤼 와인입니다.

그럼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부르고뉴에서만 나오는 포도면 상관없는 레지오날이 가장 저렴하고, 최고의 땅에서 나온 그랑크뤼가 가장 비쌉니다.

그리고 가격의 차이는 윗 등급으로 갈수록 드라마틱 하게 비싸집니다.

보통 무언가에 빠지게 되면 점점 좋은 것을 찾게되죠?

그래서 부르고뉴에 빠지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나온것입니다. 취미를 집안이 망해가면서 할수는 없겠죠?

부르고뉴는 생산자의 역량이 특히나 강조되는 지역입니다. 생산자의 양조스타일에 따라 지역 특성을 무시하는 와인이 종종 나오는 지역이죠.

여러 생산자의 레지오날 급을 먹어보면서 자신의 입맛에 잘 맞는 생산자를 찾아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입니다. 와인은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일 비싼 생산자의 와인이 꼭 내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럼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가며 즐거운 와인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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